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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페어팩스 출신 '코디' 어디까지 사실일까(3)

맥클린 고교 아너 코드(Honor Code)에는 과거 시험 문제를 미리 받아보고 시험에 임하는 것도 부정행위로 규정하는 등 모두 오십여가지 부정행위 유형을 열거하고 있다. 미국 고교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대학입학시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하게 된다. 페어팩스 카운티 고교 아너 코드에 의하면, 대학에 부정행위 사실을 통보하지는 않지만, 교사가 추천서를 쓸 때 부정행위 사실을 써도 무방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고교 교사가 부모를 따라 잠시 머문 학생의 해외대학 진학에 필요한 추천서에 부정행위 사실을 쓰긴 어렵다. 대부분의 대학교수가 유학생의 논문심사 조건을 미국학생에 비해 크게 낮추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어차피 미국을 떠날 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맹점을 이용한 부정행위는 인턴쉽 등에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의사로 일하는 한인 G씨는 이웃인 주재원 가족의 부탁을 받고 자녀의 인턴쉽 증명서를 허위로 발행해 준 적이 있다. 실제로 총 인턴 시간은 6시간 정도에 불과했지만 12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빼어난 성취를 이뤘다는 가짜 증명서였다. 이 학생은 한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나 한국대학 측으로부터 이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사실확인을 받지 않았다. 주재원과의 인맥 쌓기를 원하는 한인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정치인 인턴 자리 등 한인 학생들이 접근하기 힘든 인턴 스펙을 얻기도 한다. 최근에는 맥클린에 한국어과외 선생과 한국식 문법위주의 영어 과외 선생도 등장했다. 외국고교의 내신과 SAT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한국대학이 특례국어와 특례영어 등 지필시험을 치르는 곳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례국어는 수능국어보다는 난이도가 낮지만 외국에서 중고교를 다닌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난관이다. 특례영어는 고난이도 문법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SAT고득점자도 힘들어 한다. 별도의 과외가 필요한 것이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정원 외로 2%를 선발하는데, 의대 입학 지원자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고액의 코디네이터 고용이 이뤄진다는 후문이다. 3년전 한국의 재정경제부 이사관으로 조지타운 대학 로스쿨에 유학왔던 J씨는 “앞으로는 주재원 커뮤니티가 쇠퇴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주재원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가 3년전형을 통해 손쉽게 한국의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사회가 지나치게 빠르게 변화하면서 장기간의 해외생활이 승진 등에 불리하다는 세간의 평가도 한몫하고 있다. 주미대사관 경제과에 파견나왔던 정보부서 공무원 Y씨는 "요즘에는 자녀가 아예 어렸을 때 유학차 미국에 와서 2-3년 지내다가 돌아가는 것이 제일 좋다는 분위기“리며 ”믿기 힘들지 모르지만 잘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상류층에 해당하는 이들이 미국과 별다를게 없는 한국의 영어교육환경에 만족하고 있으며, 재외국민특별전형보다 학종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연 못지않게 학연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고교 인맥이 없는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주재원도 많다. 주재원도 한인이기에 한인사회가 포용해야 하지만, 미국 시스템을 악용해 잇속을 챙긴다는 비판이 만만찮은 것도 사실이다. 비엔나에 거주하는 한인 K씨는 “잘 아는 주재원 자녀가 맥클린 고교에 다녔는데,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아이가 12학년이 되자 아파트 렌트비가 매우 싼 애난데일로 이사를 갔다”고 전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고교는 12학년에 한해 거주지 규정을 예외로 하고 있다. 굳이 학군내 거주지에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남편이 빠진 주재원 가족은 12학년이 되면 싼 렌트를 찾아 이사가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맥클린 고교 지역의 아파트로 위장전입을 했다가 무더기로 적발돼 전학조치된 외곽지역 주재원 자녀 사건도 자주 발생했다. 모든 주재원이 그럴리는 없지만, 그들 일부의 시험부정과 위장전입, 입시부정의 이미지가 한인사회 전체 자화상으로 인식되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김옥채 기자

2019-01-28

인기드라마 ‘SKY캐슬’ 페어팩스 출신 '코디네이터' 어디까지 사실일까(2)

주재원 자녀는 대부분 ‘미국식 교육을 한국식 입시제도에 꿰어 맞춰야 하는 독특한 형태의 입시생’이다. 미국에서 고교를 다니지만 대부분 한국 대학에 진학하기에 미국에서 얻은 교육적 성취를 한국 입시현장에서 평가받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려움도 크지만 대상자가 적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해 일종의 특혜로 여겨질 수도 있다. 주재원 자녀 중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극히 일부분만 미국 대학에 진학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기 때문에, 성적이 월등해 명문대학에 장학금 혜택을 받지 않는다면 사립대학이나, 사립과 별차이없는 주립대학 아웃오브스테이트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웬만한 경제력이 아니면 연간 학비만 5만달러에 달하는 지출을 감당하기 힘들다. 이들은 대체로 한국대학의 ‘재외국민특별전형’을 통해 한국 명문대 진학을 노린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초중고교 전과정을 해외에서 이수해야 하는 ‘12년 전형’과 3개년 이상만 요구하는 ‘3년 전형’으로 나뉘는데, 주재원 자녀는 주로 3년전형에 해당한다. 3개년 중에 반드시 고교 과정 1년이 포함되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때 미국 파견을 오게 된다. 요즘 재외국민특별전형은 나홀로 조기유학과 한부모 기러기가족을 배제하기 위해 양부모 모두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재원은 예외로 인정해 준다. 아버지는 대체로 3년 근무후 한국으로 돌아가고 어머니는 자녀가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주재원 비자 혹은 학생비자나 취업비자 등을 유지하며 미국에 체류해 3년전형 조건을 충족시킨다. 일부는 이 과정에서 알음알음으로 미국에 남은 어머니의 취업비자 허위스폰서 청탁이 이뤄지고, 때론 등록금만 내고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비자장사 대학 학생이 되기도 한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한국과 미국식 입시전형을 절충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재원 커뮤니티만을 위한 특별한 입시 코디네이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학교 내신과 SAT, AP, 토플 등의 시험성적, 수행평가로 알려진 엑스트라 커리큘럼, 자원봉사, 인턴쉽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입시 코디네이터가 맥클린을 중심으로 실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코디네이터는 한국과 미국의 입시 시스템에 모두 정통해야 하기 때문에 인재풀이 매우 좁지만, 시장이 규모를 갖출 정도로 크지도 않아 수입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주재원 자녀 대상 코디네이터를 했던 L씨는 “변호사처럼 시간당 청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과외 선생처럼 1분당 몇불의 정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주로 SAT 괴외 강사나 내신을 위한 학원강사가 변형된 칼리지 프렙 컨설팅 형태로, 시간당 60달러에서 400달러를 청구한다. 물론 능력이 좋은 코디네이터는 고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외수업 등이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고 한국식의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미국에서 나고자란 한인학생은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 주재원들은 한국의 고액 사교육비와 입시경쟁 등을 감안하면 미국에서의 사교육비 부담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외파견시 보통 한국에서 받는 월급의 두배를 받기 때문에 상당한 투자여력이 생긴다. 일부 과외 수업에는 불법적인 SAT기출문제 위주의 수업이 고액과외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3년전형은 대체적으로 한국의 학종이나 수시, 정시전형보다 명문대 진학이 수월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노리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드라마와 같은 배타적인 모습도 종종 보인다. 일부 족집게로 알려진 SAT 과외강사를 잡기 위해 무리한 경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들은 학기중에는 맥클린에서 개인 혹은 소수정예 그룹과외를 지도하고 방학중에는 한국으로 들어가 대치동 학원가에서 3년전형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재원 자녀들은 보통 초등학교 6학년때 중3에서 고2 과정의 수학을 선행학습하기 때문에, 미국 학교에서 수학 천재 소리를 듣는다. 과외는 주로 영어, 그중에서도 라이팅에 집중된다. 재력이 뛰어난 주재원 가족은 내신 영어 관리를 위해 입주과외 강사를 선호하기도 한다. 불법과 합법을 오가는 입시컨설팅도 간혹 등장한다.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일명 ‘시험족보’와 실제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한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을 통해 한국의 명문 Y대학에 진학한 B양은 "맥클린 고교에서 주재원 자녀 수십여명이 연루된 시험부정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고교 대부분은 동일한 시험문제로 여러 클래스를 모두 커버한다. 예를 들어 수학 칼류러스 과목 A 교사의 수업 세 개가 있다면, 시험이 각각 다른 시간에 치러지지만 동일한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먼저 시험을 치른 학생이 나중에 시험을 치르는 학생에게 문제를 가르쳐주고, 다른 과목은 또 수강시간을 거꾸로 해서 서로 부정행위 품앗이를 하는 형태다. 이 사건은 부정행위 커넥션에서 배제된 또다른 주재원 자녀의 고발로 세상에 알려졌으나, 사실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김옥채 기자

2019-01-24

‘SKY캐슬’ 페어팩스 코디네이터, 어디까지 사실일까(1)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JTBC 드라마 ‘SKY캐슬'에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출신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선생' 배역이 한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선생은 극중에서 살인과 살인교사, 시험지 유출 등 범법을 일삼는 ‘냉혈한’으로 묘사돼, 한국에서 사기꾼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는 ‘재미교포 출신 사업가’ 같은 또다른 부정적인 한인 이민지를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극중 김선생 캐릭터는 어느정도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 속의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미국에서 먼저 발달했던 칼리지 프렙 카운슬링과 매우 유사하다. 드라마 속 고교생들은 주로 학생부종합전형(일명 학종)으로 서울대학 의과대학을 노린다. 학종은 입학사정관제와 함께 사실상 미국의 대학입시전형을 어설프게 모방한 것이다. 드라마 촬영지인 용인의 개인주택단지 내 주택을 ‘타운하우스’로 부르는 어설픔과 유사하다.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내신, 독서활동, 수상경력, 특별활동), 교사추천서 등을 입학사정관이 종합평가하는 입학제도로, 여기에 수능시험 하한선을 SAT점수로 치환한다면 미국의 입시제도와 어느정도 비슷하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P씨는 "버지니아 맥클린 등을 중심으로 약 1천여명의 주재원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파견 공무원, 대사관 외교관, 대사관 파견 각부처 고위공무원, 대기업 주재원, 각종 대형단체 파견 주재원, 대기업 미국법인 근무자, 언론사 특파원 등은 물론 유한계층의 기러기 가족이 혼재하는 커뮤니티로, 한인사회와 교류가 적고 자기 커뮤니티 내에서만 폐쇄적으로 정보를 유통한다. 한인들은 후손들과 함께 미국땅에 뼈를 묻을 사람들이라 교회 같은 곳을 통해 개방적인 정보교환의 장을 마련하지만, 주재원 커뮤니티는 뜨내기 특성을 드러내며 한인과의 교류 필요성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맥클린으로 모이는 이유는 최고의 학군으로 소문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긴 하지만,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학군이 입시명문 학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2010년대 이후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에서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열에 대한 책이 출판되고 페어팩스 카운티를 다녀간 주재원들이 블로그 활동을 통해 열심히 홍보한 덕에 사실보다 훨씬 부풀려지거나 실제와 너무도 다른 정보가 한국사회에 통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재원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맥클린 인근인 비엔나 등으로 주재원 생활반경이 확대되는 추세다. 워싱턴이 수도권 지역이기 때문에 형성된 워싱턴만의 독특한 단기이민 커뮤니티인데, 한국의 서울 서래마을 등 외국인 주재원 커뮤니티가 외국인학교를 통해 교육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주재원 커뮤니티 자녀는 대부분 공립학교에 다니며 매우 이질적인 문화를 양산해 간혹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학종과 입학사정관제도가 한국에 도입되던 시기는 2000년대 이후로, 기러기가족 문제가 사회 이슈로 대두되고,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워싱턴 지역에 대규모의 주재원 커뮤니티가 형성되던 시기와 일치한다. 학종이 저소득층 학생들의 명문대 입시 통로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대체로 고소득층의 입시세탁 창구로 그려진다. 학종 제도 초기 강남 사교육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어, 페어팩스 카운티 등의 주재원 경험이 있는 학부모가 일명 ‘돼지엄마’ 군단으로 합류했다. 돼지엄마는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경험이 있는 학부모로, 대치동 학원가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들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페어팩스 출신 입시 코디네이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재원 커뮤니티의 입시 컨설팅이 한국과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사교육시장이 나름대로 학종에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미국식 코디네이터가 몸에 맞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페어팩스 코디네이터 가치가 하락했던 것이다. 김옥채 기자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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